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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내 고향동네 _김사인

등록일 2019년12월19일 17시31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내 고향동네 _김사인

 

 

내 고향동네 썩 들어서면

첫째 집에는

큰아들은 백령도 가서 고기 잡고 작은아들은 사람 때려 징역에 들락달락

더 썩을 속도 없는 유씨네가 막걸리 판다

둘째 집에는

고등고시한다는 큰아들 뒷바라지에 속아 한살림 말아올리

고 밑에 애들은 다 국민학교만 끄을러 객지로 떠나보낸

문씨네 늙은 내외가 점방을 한다

셋째 집은

마누라 바람나서 내뺀 지 삼 년째인 홀아비네 칼판집

아직 앳된 맏딸이 제 남편 데리고 들어와서 술도 팔고 고기도 판다

넷째 집에는

일곱 동생 제금 내주랴 자식들 학비 대랴 등골이 빠져

키조차 작달막한 박대목네 내외가 면서기 지서 순경 하숙쳐서 산다

다섯째 집에는

서른 전에 혼자된 동네 누님 하나가 애들 둘 바라보며 가게를 하고

여섯째 집은

데모쟁이 대학생 아들놈 덕에 십 년은 땡겨 파싹 늙은 약방집 김씨 내외

 

옛 마을은 다 물 속으로 거꾸러지고

산날망 한귀퉁이로 쪼그라붙은

내 고향동네 휘둘러보면

하늘은 더 낮게 내려앉아 있고

무너지고 남은 부스러기들만 꺼칠하게 산다

헌 바지 저고리

삭막한 바람과 때없이 짖어대는 똥개 몇 마리가 산다

충북포스트 보도팀 홍혜진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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